푸른지리산
2014. 12. 2. 21:00
부모님
하루 아침에 일어나질 못하신다
어디가 안 좋으신 걸까
무겁게 아침 출근 길을 붙잡는다
내일은 나아지시겠지
지친 몸을 거두며 다가선
아버지의 얼굴
어둡고 창백하다
갑자기 찾아오는 두려움
이건 아닌데
이런 건 아니리라
늘 판단의 기로에 선다
어떻게 해야할까
병원으로 옮기며 후회를 한다
빠르게 좀더 서둘렀어야 됨을
혼잡한 응급실에 하루 그리고 또 하루를 보내고
부시시한 얼굴로 다시 바라본다
아무런 말도 없다가
한번씩 발음이 정확하지 않는 말로
무언가를 말씀하신다
답답하다
그렇게 시간이 가고
중환자 실로
매일 매일 가지만
변화가 없다
폐렴, 심장 판막, 2차 뇌경색
복합이다
이런 상황인지 모르고
아!
답답하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가고
내과 중환자실에서
심장 중환자실로
다시 옮기고
그렇게 시간이 가고
더딘 회복의 손길에도
약간의 마음의 여유를 찾아보려 할때
질투라도 하듯
다가온
또 하나의 슬픔
어머님의 어깨 탈골
수술을 해야했다
급박하게
이번엔 침착하게 대처하며
마취에서 깨어나며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에
눈물이 난다
부모님!
나의 마음을
애절하게
때론 아픔과 슬픔도 더불어 좌절도 주면서
또 다름의 기쁨을 주신다
편안함으로
아무 근심걱정없이
살으시다
하는 바람으로
지금까지 왔는데
이젠 더는 아픔이 없이
남은 세상
이것 저것 누리시면서
잘 지내시길
첫눈 오는 날
두손 모아 빌어본다